안녕하세요~. ^^
애란원에서 7월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언제나 따뜻함을 전해주는 애란원 소식, 저희와 함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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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무게' 요즈음 제 생각 속에서의 화두입니다.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어쩌면 개인이 느끼는 무게는 방글라데시 국민의 행복지수 1위라는 보도에서처럼, 전혀 겉보기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왜냐면 내 문제에 대해 내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것이 바로 내 삶의 무게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퇴소한 두 자매를 동시에 만나고 있습니다. 10년 전, 11년 전에 30대의 나이로 애란원에 있었을 때 자매 A는 자신이 살기 위해서는 애란원을 잘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자매 B는 죽음을 계획할 정도로 좌절한 상태였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오늘'은 많이 달랐습니다.

자매 A는 무능력한 부모 밑에서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갖은 일을 다 하면서 동생들을 공부시키다 혼기를 놓쳤으며, 일터에서 동료가 소개해주는 남자와 교제, 결혼식도 올리고 살던 중 혼인신고 안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고 알아본 즉, 기혼자임이 밝혀져 충격을 받고 본가로 돌아왔지만, 가족들이 그녀의 처지와 임신을 부끄럽게 여기는데에 다시 충격을 받고 집을 나와 애란원에 입소한 경우입니다.

자매 B는 미혼모의 자녀로 태어나 국내입양 되었지만, 자녀가 아닌 일꾼의 역할을 감내하며 살면서도 공부에 대한 열정이 있어 가까스로 고졸했고, 취업 후 월세방을 얻어 독립했지만 주인집 아들에게 성폭행 당하고 임신까지 되었고 사실을 안 주인집 부부가 결혼을 강권하여 결혼하였지만 교도소를 들락거리던 남편의 무지막지한 폭행에 생명의 위험을 느껴 가출하여 애란원으로 입소한 경우였습니다.

두 자매는 퇴소 후 여러 굴곡 후 결국 아이 아빠와 결합하게 되었는데 동일하게 가정폭력을 경험하고 있었습니다. 퇴소 이후 A는 애란원과는 전혀 연락을 취하지 않았고 B는 사후 상담을 지속했었습니다. 이제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 두 사람이 비슷한 시기에 제 앞에 나타났는데 A는 정신질환자로 B는 협력자로 나타났습니다.

당시 A는 B보다는 더 심리적으로 건강한 편이었는데, 자신이 말하고 싶은 것만 선택하여 오픈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한 도움만을 요청했었고 B는 죽음을 생각할 정도로 좌절한 상태였지만, 사회복지사와 함께 자신이 원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갔고 그 과정에서 상담과 직업훈련을 통해 정서적 경제적 자립을 달성하며 건강한 자아로 설 수 있었습니다. 더구나 애란원에서 신앙을 받아들여 세례를 받았었는데, 퇴소 후에도 착실히 신앙생활을 해왔습니다. 점점 더 심해지는 남편의 폭력을 참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깨닫고 이혼을 선택했고 지금은 그 에너지를 일과 자녀 양육과 애란원 봉사에 쏟으며 살고 있습니다. 서로의 삶의 무게는 비슷했지만, 문제에 대한 대응하는 자세와 사후상담은 이들의 현재를 다르게 형성했습니다. 애란원에서 사후 상담에 더 노력을 기울여야지만, 인력 부족의 한계를 절감합니다.

6월에는 애란원에 여러 변화가 있을 예정인데 그 준비로 금년에는 계속 좀 분주했습니다. 우선 그룹홈 두 곳이 이달 중 이사를 하게 될 것입니다. 그동안 애란모자의 집은 후원자님 한분께서 어머님이 사시던 구기동 빌라를 무료로 내어주셔서 그곳에서 미혼 양육모 자립프로그램을 지난 3년간 수행해 올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했는지요. 반면 애란 세움터는 개원한 이래 4번의 이사를 해야 했었습니다.

그러나 건설교통부의 주거복지과와 주택공사에서 함께 주택을 매입. 집 상태에 따라 시중의 30~50% 가격으로 대여하는 주택을 신청, 지원받게 되어 앞으로 더 이상 주택문제로 어려움을 당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임대료는 모자의 집이 1억 4천 4백만원이고 세움터는 집이 변경되는 관계로 내일 확정되는데, 약 1억 천만원 정도 될 것이며, 여성가족부와 서울시 그리고 후원금으로 충당되겠습니다.

애란모자의 집은 홍제전철역 부근의 빌라 1동을 대여 받았으며 현 거주민들이 이사 가는 대로 13세대 26명까지 사업이 점차로 확대될 예정이며, 이미 4가구가 이사를 가서 수리를 끝낸 상태로 전세금이 마련되는 대로 지불하고 이사를 하면 됩니다. 이제 구기동 집은 주인에게 돌려드릴 수가 있어 제 마음이 감사로 넘칩니다.


애란원 일, 참 많은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지만, 이런 보람이 중독과 같아 다시 새 식구들과의 일을 시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후원자님께서 함께 않으신다면 이런 보람을 어떻게 누릴 수 있겠습니까? 깊이 감사드립니다.
7월은 분주함 속에 화살처럼 날아갈 것 같습니다. 더운 여름 건강히 나시기를 바라며 다음 달에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애란원장 한상순 드림.